동물권단체 케어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부산 해운대구의 유기동물 공고에 시츄 강아지 7마리가 무더기 올라오는 일이 있었습니다.
같은 날, 그것도 동시에 시츄 강아지가 한마리가 아닌 여러 마리가 구조되는 일은 흔하지 않는 일이라고 합니다. 거기에 시츄들의 얼굴이 모두 닮아있었죠.
이틀 뒤인 6월 14일에 시츄 강아지 3마리가 또 다시 공고에 올라왔고 16일에도 시츄 강아지 3마리, 18일 시츄 강아지 2마리, 20일 시츄 강아지 3마리, 24일 시츄 강아지 4마리, 26일 시츄 강아지 3마리가 공고됐다고 케어는 설명했습니다.
이후 4일이 지난 6월 30일 시츄 강아지 3마리가 추가됐고 7월 1일 6마리, 4일 1마리를 마지막으로 시츄 강아지들의 이상한 집단 공고는 종료됐다고 하는데요.
한번 올라올 때 마다 2~3마리씩 올라온 공고. 지금까지 올라온 시츄 강아지는 모두 34마리였다고 합니다.
케어 측은 부산 활동가를 중심으로 보호소에서 보호되는 시츄들을 입양 보내기 위해 부산 해운대구의 한 보호소로 향했고 현장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보호소 철장 안에 있는 시츄들 모두 물에 빠진 듯 흠뻑 젖은 것은 물론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으며 몸을 전혀 일으키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14일 동물권보호단체 케어 측은 해운대구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지난달 입소한 시츄 강아지 34마리가 관리 소홀로 모두 집단 폐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해운대구에 사는 70대 A씨가 애니멀 호딩을 하고 있다는 신고가 구청에 접수돼 확인하니 A씨 집에서 시츄 강아지 34마리가 발견됐었다고 합니다.
상황은 심각했고 동물학대로 의심돼 A씨로부터 시츄 강아지들에 대한 소유권을 넘겨받아 유기동물 보호소로 넘겨졌다고 합니다. 또한 설득 끝에 포기서에도 동의를 받았죠.
그러나 지난달 25일을 시작으로 시츄 강아지들이 차례 차례 죽기 시작했다는 것이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의 주장입니다. 지난 1일까지 34마리 중 15마리가 폐사했다고 합니다.
나머지 19마리는 동물권단체 케어에 의해 여러 동물병원으로 분산돼 치료를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끝내 죽고 말았는데요.
케어 측은 "시츄들의 소유권을 넘겨받은 후 한꺼번에 공고를 올리지 않아 입양기회를 박탈하였을 뿐 아니라 이미 죽은 강아지의 공고를 올리기도 하는 등 전혀 관리감독을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해운대구청은 입양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을 뿐더러 공고를 제 때 올리지 않고 이미 죽은 다음 공고를 올리기도 하는 등 직무에 태만하였음이 드러났습니다"라고 지적했는데요.
케어 측은 또 "시츄들은 모두 물에 젖어 있었습니다"라며 "홍역과 파보, 영양실조로 죽어가던 시츄들임에도 불구하고 보호소 관리자는 시츄들의 케이지를 청소하며 호스로 물을 분사해 왔을 것이라 추정됩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가둬져 있는 시츄들이 모두 온몸에 흠뻑 물이 젖은 채 떨고 있을 이유는 없습니다"라며 "해운대구는 그동안 보호소를 전혀 관리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됩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케어 측은 해운대구청을 직무유기로 고발한다고 밝히며 직무유기한 담당 공무원들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부산 길고양이보호연대 회원들 그리고 시츄 집단 몰살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한 부산지역 활동가들과 함께 해운대구청 앞에서 16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항의면담 및 동물보호법 고발 등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같은 논란에 대해 해운대구와 보호소 측은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츄 강아지들이 보호소에 왔을 때부터 심각한 영양실조를 앓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부분 근친 교배로 태어난 상태라 위험에 처해 있었다는 것인데요. 보호소 소장은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살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보호소 소장은 "확인해 보니 일부 강아지는 감염병에 걸려 있었고 대부분은 탈수, 영양실조 등을 앓고 있어 뚜렷한 방법이 없었습니다"라며 "마음이 아프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산일보와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해운대구청 측은 절차에 따른 입양 공고였고 규정을 지켰다는 입장인데요.
해운대구 한 관계자는 부산일보와 인터뷰에서 "34마리가 동시에 들어왔다고 해서 모든 강아지에 대한 입양 공고를 동시에 올릴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또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전문가도 아니고 어떻게 할 상황이 아니지 않습니까"라며 "보호소에 인계해서 다 관리했고 책임은 거기에 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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