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서는 서울 종로구 동묘시장에서 길고양이를 학대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유돼 누리꾼들의 공분을 한몸에 샀는데요.
'동묘시장 고양이 학대' 사건을 고발하고 학대를 가한 상인들에 대해 처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글이 등장, 5만명 이상이 서명에 동의하는 등 분노 여론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자 가해자로 지목된 상인 측은 학대가 아니라면서 억울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구급대 도착이 늦어져 직접 내보녀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경찰과 시장 상인회, 동물권단체 카라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1시쯤 종로구 동묘시장 한복판에서 한 상인이 길고양이 목에 줄을 묶은 채 막대기로 찌르는 등 학대 정황이 포착됐었습니다.
당시 현장 모습이 찍힌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 올라오면서 학대 논란이 일어났는데요.
사진을 찍어 올린 누리꾼은 "임신한 고양이가 매장에 들어왔다는 이유만으로 줄에 묶여 내던지고 목을 노르고 던졌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학대 당한 고양이는 3살 정도로 추정되며 임신한 고양이라는 주장과 달리 누군가의 보살핌 속에서 중성화수술(TNR)을 받은 살찐 길고양이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학대 논란이 일자 동물보호 단체 회원들은 상인회 측에 항의 전화를 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상인회 측 또한 동물 학대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가해자로 지목된 상인을 제명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상인 A씨 측은 언론을 통해 사실관계가 다르다며 흥분한 고양이가 무서워 도구를 사용한 것이며 학대 안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14일 서울경제는 상인 A씨의 부인 B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는데요. 상인 A씨 측은 "전후 사정을 봐달라며 인터넷에 소문이 잘못 퍼졌다"라고 해명했죠.
당시 상황에 대해 상인 A씨 측은 "오전 11시 50분쯤 고양이가 다른 가게에서 쫓겨나 몹시 흥분한 상태로 우리 가게에 들어왔다"라며 고양이가 가게 벽과 캐비닛 사이의 빈 공간으로 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상인 A씨의 부인 B싸는 "평소 놀라면 혀가 꼬일 정도로 겁이 많은 편인데 덩치 큰 고양이가 계속 그르렁대 너무 무서웠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는데요.
고양이가 다른 가게에서 쫓겨나 흥분한 상태로 해당 가게에 들어왔으며 119 구급대에 신고했지만 시간이 걸려 올가미를 만들어 고양이를 밖으로 내보냈다는 것이 상인 A씨 측의 해명이자 주장입니다.
논란이 된 사진 속 고양이 목을 조르던 줄은 배에 묶으려 했었으나 움직이다가 목으로 이동했고 쇠꼬챙이로 알려진 물건은 셔터를 내릴 때 쓰는 도구라고 상인 A씨 측은 설명했습니다.
부인 B씨는 가게의 상호명과 상인이자 남편 A씨 연락처 등이 공개돼 곤혹스럽다고도 전했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상인 A씨는 심한 욕설이 담긴 문자메시지가 쏟아져 휴대폰 전원을 꺼 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상인 A씨의 부인 B씨는 "남편이 휴대폰을 쓸 수 없어 일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 제발 인권침해를 멈춰달라"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서울 혜화경찰서는 동묘시장 고양이 학대 사건과 관련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측은 시장 내 CCTV 분석 등으로 학대행위 여부를 알아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학대 당한 고양이는 다행스럽게도 종로구 지자체와 동물권행동 카라, 119 관계자분들의 노력으로 구조됐습니다.
고양이는 현재 서울시와 연계된 유기동물 응급의료센터로 이동,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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