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고양이가 스케일링 받았는데 병원비로 100만원이 청구됐습니다"

애니멀플래닛팀
2020.06.08 13:19:27

애니멀플래닛(왼) 온라인 커뮤니티, (오) pixabay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들이 1000만 시대를 넘어서 요즘에는 강아지와 고양이 등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펫팸족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펫팸족은 쉽게 말해 반려동물을 뜻하는 영어 'Pet'과 가족을 뜻하는 'Family'의 합성어인데요. 하지만 병원마다 표준가격이 없고 편차가 크기 때문에 병원비가 부담인 것도 사실입니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해 11월 수도권 내 동물병원 50곳을 방문 조사한 결과 진료비가 동물병원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진료비를 사전 공지하는 경우는 18%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격 차이가 가장 많이 난 진료 항목은 치과였는데 발치 비용은 병원에 따라 최대 80배, 치석 제거는 최대 35배 차이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소비자연맹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대부분인 84.8%가 반려동물 관련 지출 가운데 병원비가 가장 부담스럽다고 답했는데요.


애니멀플래닛자료 사진 / pixabay


고양이 스케일링 때문에 동물병원을 찾은 A씨도 생각지도 못한 진료비 청구에 화들짝 놀랐다고 말았습니다. 2년 전 같은 병원에서 진료 받았을 때 25만원이던 진료비가 무려 4배나 올랐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무슨 사연일까요?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양이 스케일링 받았는데 100만원이 결제됐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서울에서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는 누리꾼 A씨는 5살인 고양이 스케일링을 위해 동물병원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2년 전에는 마취 전 기본검사 후 수면마취를 하고 스케일링을 진행한다는 설명을 해줬다고 A씨는 설명했습니다.


애니멀플래닛자료 사진 / pixabay


하지만 이번에는 수면마취할 때 기도관 삽관을 하고 수액 놓기 위해 링겔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등 비교적 자세한 안내를 받았지만 A씨는 그저 '이번 선생님이 자세히 설명해주시는 스타일'이라고만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가격에 대한 안내가 없었으며 A씨 또한 같은 병원에서 스케일링을 진행하다보니 전과 비슷한 수준의 비용이 청구될 것이라고 짐작했다고 합니다.


스케일링이 끝나고 청구 받은 진료비는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99만원 거의 100만원 가까운 금액이 청구된 것입니다. 말도 안되는 가격에 A씨는 당황했지만 힘들어 할 고양이를 위해 일단 결제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죠.


집에 돌아와 영수증을 꼼꼼하게 살펴본 A씨는 황당함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세세하게 나눠진 항목별로 금액이 모두 책정돼 있었기 때문이었는데요.


애니멀플래닛온라인 커뮤니티


영수증에는 기도관 삽관, 인공호흡기 비용, 링거 비용 등등이 각각 따로 청구돼 있었던 것입니다. 2년 전과 별다른 점 없이 스케일링했고 발치 등 다른 치료도 한 것이 없는데 말입니다.


A씨는 "치료 과정은 2년 전과 크게 다른 점이 없었고, 발치 등 다른 치료 또한 없었습니다"라며 "대체 스케일링 하나 하는데 99만원이 청구되는 경우가 있나요?"라고 조언을 구했습니다.


그러면서 "같은 병원에서 25만원이었고, 인터넷 검색 결과 평균 비용이 20~30만원 정도던데 99만원이 말이 되나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분노를 드러냈습니다. 누리꾼들은 "바가지 맞음. 공익을 위해 공론화 하시고요", "스케일링은 보통 15~30 사이로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엄청난 바가지 맞죠", "비용 공지를 안한건 수의사 잘못"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애니멀플래닛자료 사진 / pixabay


또한 자신을 의료진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의료인입니다. 수의사는 아닙니다"라며 "다만 항목에서 이상한 점이 보이는 것은 향정 처방비는 진료비와 중복이고(모든 진료는 처방비 포함), 기본 전마취제에 향정 유도마취제(프로포폴) 포함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호흡 마취에 마취 모니터링이 포함돼 있는 것이 당연하고, 기간삽관 등도 포함된 가격이지 않나 싶네요"라며 "투약비도 저렇게 비싸게 따로 받을 게 아닙니다. 주사 놓는데 3만800원 쓰신 거다. 항목을 어려운 말로 세분하였으나 중복해서 받고 부풀려서 받은 것은 맞는 것 같은데요"라고 의견을 달기도 했습니다.


한편 동물병원의 과잉진료 논란은 오랫동안 지속돼 왔었는데요. 소비자 단체들은 동물병원 진료비 사전고지 및 진료항목 표준화를 주장해왔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월 수의사가 동물 소유자에게 동물진료비를 사전에 고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수의사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동물병원 진료비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동물병원 진료비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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