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주가 그것도 살아있는 말티즈 강아지를 인형뽑기에 넣었어요!"
다급한 전화 한통이 동물권행동 카라에 걸려왔습니다. 담당자는 수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제보자의 다급한 목소리에 충격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길을 지나가던 제보자가 황당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돌아온 답은 "동물학대가 아니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제보자는 서둘러 카라 측에 전화했고 도움을 청했습니다. 인형뽑기 기계 안에 살아있는 말티즈 강아지를 넣어놓은 사건은 우리나라, 경기도 수원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4일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27도 달하는 더위 속 밀폐된 공간인 인형뽑기 안에 살아있는 말티즈가 갇혀 있다는 신고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인형뽑기 기계 앞에는 "잘 키울 주인 찾습니다"라고 적힌 메모가 붙여져 있었습니다. 때마침 길을 지나가던 제보자는 이를 카라에 신고했고 카라는 수원시에 동물보호감시원 파견을 요청했습니다.
카라 측은 수원시 팔달구청 담당자 연락처를 받아 현장 계도를 요청했고 연락을 받은 팔달구 담당 직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누군가 인형뽑기 속 말티즈 강아지를 데리고 떠난 뒤였다고 합니다.
현장에 간 동물보호감시원(공무원)도 상황의 심각성을 몰랐다는 것이 카라 측의 설명입니다. 소극적인 태도와 인식 수준이 낮은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 같다고도 지적했습니다.
담당자가 "안에 배변패드랑 물그릇 다 있다. 동물학대 처벌감은 아닌 것 같다. 나도 여기까지 나올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카라 측은 "인형뽑기 기계에 강아지를 넣어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나라, 한국"이라며 "견주가 인형뽑기 기계에 붙인 메모에는 강아지가 세 살이며 암컷이라는 정보가 기재되어 있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키워온 가족을 버리는 보다는 그나마 가족을 찾아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요?"라며 "그 애가 품종견으로서 혹여나 번식장으로 가게 되는 것은 아닌지, 개농장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동물학대 대상이 되는 건 아닌지..."라며 우려했습니다.
카라 측은 또한 "모쪼록 강아지를 가엾게 여긴 좋은 분이 말티즈를 데리고 가신 것이길 바랄 뿐입니다"라며 "상황은 종료됐지만, 동물보호법의 개정과 시민의 변화 없이 강아지를 인형뽑기 기계에나 넣는 일은 끝나지 않습니다"라고 지적했는데요.
이어 "강아지를 팔지도 사지도 못하도록 하는 것, 아무나 동물을 입양할 수 없도록 하는 것, 입양한 동물에 대한 중성화가 진행되어 책임질 수 없는 생명을 태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 이 세가지가 한국의 강아지들을 구할 길입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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