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행동 카라 / facebook_@kara.animal
사자는 나무 그늘로 뒤덮인 따뜻한 흙 위에 평온히 누워있는 삶조차 꿈꿀 수 없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에 이르러서야만 그 지옥같은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사자. 이게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동물원의 현실입니다.
동물권행동 카라에는 지난 1월말쯤 경기도 평택시에 있는 한 체험동물원에서 사자 한마리가 좁은 우리 안에 갇혀 지낸다는 내용의 제보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한눈에 봐도 좁고 추운 우리 안에서 암사자 한마리가 힘없이 드러누워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마치 사는 것을 다 내려놓은 듯한 사자의 눈빛이 마음을 아프게 하는데요.
동물권행동 카라 / facebook_@kara.animal
체험동물원 측은 사자가 인터넷에 많이 올라와서 더 넓은 곳으로 갔다고 말했지만 관청에 문의한 바에 따르면 이곳 사자는 폐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동물권행동 카라 측은 전했습니다.
노령으로 인한 자연폐사. 사자가 유일하게 이곳을 벗어날 수 있었던 방법... 그렇게 사자는 흙바닥이 아닌 타일 바닥 위에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해야만 했죠.
동물권행동 카라 측은 지난달 13일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이와 같은 국내 체험동물원의 실태를 꼬집었습니다.
카라 측은 "너무나 작고 단조로운 공간에서 동물들은 대부분 정형행동을 보였습니다"라며 "단독사육을 해야 하는 기니피그들은 여유로운 공간도 없는 좁은 어장에서 전시되고, 앵무새 몇 마리는 스트레스로 제 몸의 털을 다 뽑았습니다"라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슴은 좁은 사육장에서 목줄에 묶여 움직이지 못했습니다"라며 "그 외에도 너무나 많은 동물들이 열거하기도 힘든 불행 속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죠.
동물권행동 카라 / facebook_@kara.animal
국내에는 이처럼 야생동물의 본래 습성을 무시한 채 전시하며 장사하는 유사동물원이 난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행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에 따르면 동물원을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로 규정돼 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일정 요건을 갖춰 등록만 하면 운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카라 측은 "중요한 것은 체험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유사동물원을 법으로 금지하고, 허가를 받아야 동물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기존 등록제를 허가제로 문턱을 높이는 정책이 수립되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경기도 환경정책과에서는 현장점검 실시를 통해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라 사육환경 개선 등의 이행명령과 고발 조치 등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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