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의 증언이 법적 증거 능력을 인정 받을 수 있을까요? 여기 한 여성이 앵무새의 증언으로 남편을 살해한 혐의에 대해 유죄평결을 받았습니다.
살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 앵무새가 남편을 살해한 범인을 아내라고 지목했기 때문입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3년 전인 지난 2017년 살해 현장 증인으로 앵무새가 채택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먼저 사건에 대해 알아볼까요. 사건은 이보다 더 앞선 지난 2015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국 뉴웨이고 카운티에 살던 남편 마틴 듀람(Martin Duram)이 총알 다섯발을 맞고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지만 목격자가 없어 미제 사건으로 남았습니다.
아내 글레나 듀람(Genna Duram)도 머리에 총상을 입은 상태로 발견돼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가 살아남은 것으로 당시에 알려졌었죠.
그런데 남편 마틴 듀람이 키우던 아프리칸 그레이종 앵무새 버드(Bud)가 '쏘지 마(Don't shoot)'라는 말을 마틴 듀람의 음성을 그대로 흉내내며 반복하면서 미제로 남을 뻔한 살인 사건에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부부가 다퉜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된 것이죠. 앵무새가 말한 내용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해보면 이렇습니다.
아내 글레나 듀람은 남편 마틴 듀람과 격렬하게 다투다가 울분을 참지 못하고 남편을 향해 방아쇠를 당깁니다.
첫번째 총상을 입었을 때 남편은 의식이 있었죠.
"쏘지마!"라고 처절하게 외쳤지만 아내 글레나 듀람은 4발의 총알을 더 쐈습니다. 하지만 아내 글레나 듀람은 남편이 자살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명백한 증거가 없어 수사는 난항을 겪죠.
그때 남편 마틴 듀람이 키우던 앵무새 버드는 전 부인이었던 크리스티나 켈러(Cristina Keller)에게 넘어갔는데 앵무새 버드가 의문의 말을 되뇌기 시작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자세히 들어보니 마틴 듀람이 죽은 날 밤 앵무새 버드가 들었던 대화 내용을 읇조리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미제 사건으로 남을 뻔한 살인사건은 아내 글레나 듀람이 유력한 용의자 선상에 오르게 됩니다.
전 부인인 크리스티나 켈러는 "아마도 앵무새가 사건이 있던 그 날 밤 부부가 다투는 말을 들었던 것 같아요"라며 "그래서 그 말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마틴 듀람의 부모도 이에 동의했습니다.
현지 검찰과 조류 전문가들도 앵무새가 현장을 목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앵무새 소리가 증거로 채택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사는 앵무새를 증언대에 세우지 않았지만, 배심원단은 고심 끝에 '쏘지마!'라고 반복해서 말하는 앵무새의 증언을 살인 사건의 증거로 채택했습니다.
그리고 8시간 숙고를 거듭한 끝에 아내 글레나 듀람이 남편을 살해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죠.
이와 관련 현지 언론은 199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한 살인 사건에서도 살해당한 앵무새 주인의 마지막 말 '리처드, 노∼, 노∼'가 살인의 증거로 채택된 기록이 있다고 전했는데요.
앵무새의 증언으로 남편을 살해한 혐의에 대해 유죄평결을 받은 아내. 시간이 흐른 지금도 다시금 주목 받는 건 앵무새 증언이 법적 증거로 채택되는 경우도 있었다는 점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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