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산불 속 웜뱃이 파놓은 땅굴에 숨은 덕분에 살아서 주인 품에 돌아온 고양이

애니멀플래닛팀
2020.01.31 09:53:12

애니멀플래닛bozwoggle / reddit


며칠 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 사는 벤 사이먼즈(Ben Symonds) 가족들은 갑자기 거세게 번져오는 불길을 피해 급하게 도망쳐야만 했는데요.


갑작스런 돌발상황에 당황한 고양이 엔젤과 미카는 불길을 피해 그대로 숲속으로 도망치고 말았죠.


벤 사이먼즈 가족들은 어쩔 수 없이 고양이들을 찾지 못하고 집을 떠나야만 했고 불길이 지난 후 새까맣게 타버린 집에 다시 돌아왔을 때 고양이를 찾아봤지만 고양이들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집 주변을 찾아봐도 불길에 처참하게 불타 죽은 동물들의 사체들을 볼 때면 살아 있을 거라는 희망의 끈이 조금씩 줄어들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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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몰라 집 주변에 먹을 것을 두기도 했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고양이 엔젤과 미카는 나타나지 않아 더는 볼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모든 희망을 내려놓고 있을 때 고양이 엔젤이 살아서 돌아온 것 아니겠습니까.


온몸에 검게 그을려 탄내가 났고 살갗이 일부분 불타는 화상을 입어 출혈이 있었지만 살아서 돌아왔다는 기쁨에 가족들은 와락 안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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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에게 데려가 건강 상태를 확인한 결과 수염 몇 개가 불에 타서 사라진 것과 털이 불에 그을린 것 이외에는 크게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는데요.


다른 고양이 미카는 돌아오지 못했지만 고양이 엔젤이 살아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안을 삼았습니다. 벤 사이먼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무래도 수염이 전부 타버려서 방향감각을 상실해서 집에 돌아오는데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 그래도 이렇게 살아돌아와줘서 너무 기쁘죠. 미키도 어디선가 살아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이 생겼잖아요"


벤 사이먼즈와 그의 가족들은 고양이 엔젤이 살아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웜뱃이 파놓은 땅굴에 들어가 몸을 숨겼기 때문으로 추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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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생태학자들의 기록에 따르면 웜뱃은 자신이 열심히 파놓은 땅굴을 다른 동물들에게 공유하는 습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반박 의견도 있습니다. 웜뱃은 다른 종은 물론 같은 웜뱃에게 자신이 파놓은 땅굴을 잘 공유하지 않는 동물이기 때문에 고양이가 대피하는 과정에서 땅굴을 이용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어쨌든 불길을 피해 살아서 돌아온 고양이 엔젤. 가족들은 고양이 엔젤이 살아돌아와준 것에 대해 고마워하면서도 미카도 살아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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