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굴에 들어와서 불 피해!"…호주 산불 속에서 다른 동물 대피 도왔다는 '윔뱃'의 진실

애니멀플래닛팀
2020.01.23 07:27:58

애니멀플래닛(왼) Matthew Abbott, (오) Australian Geographic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해 5개월째 꺼지지 않고 있는 산불로 역대 최악의 상황에 처한 호주에서 수많은 야생동물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전문가들은 호주 산불로 약 10억 마리 이상이 불에 타 죽은 것으로 추정했으며 코알라는 기능적 멸종위기에 처하는 등 사태가 매우 심각한데요.


호주 산불이 좀처럼 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뜨거운 화재 속에서 땅굴을 파 다른 동물들의 대피를 도왔다는 윔뱃 이야기가 SNS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영국 온라인 매체 유니래드(UNILAD)는 지난 12일(현지 시간) 윔뱃이 산불을 피해 자신의 땅굴로 피신하면서 다른 동물들까지 자신의 굴을 공유한 이야기를 소개해 눈길을 끌어 모았었죠.




보도 내용은 이렇습니다. 윔뱃이 자신의 땅굴을 다른 동물들에게 공유해 산불이 났을 때 다양한 작은 동물들이 윔뱃 땅굴 속에 숨어 죽음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인데요.


그린피스 뉴질랜드도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윔뱃이 거대하고 복잡한 땅굴을 공유한 덕분에 셀 수 없이 많은 작은 동물들이 죽음을 피했다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던 그린피스 뉴질랜드는 하단에 "사실이 아닌 것으려 판명됨"이라는 내용을 추가해 수정하기도 했죠.


애니멀플래닛instagram_@greenpeacenz


호주 현지 SNS상에서 자신의 땅굴을 공유한다는 윔뱃. 하지만 윔뱃은 다른 종은 물론 같은 윔뱃에게 자신이 파놓은 땅굴을 잘 공유하지 않는 동물이라고 합니다.


또한 윔뱃이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동물들이 대피하는 과정에서 윔뱃의 굴을 이용했을 수는 있다라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그렇다면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어떻게 부풀려져서 확산됐을까.


어느 한 전문가는 아마도 호주 산불에 지친 현지 국민들이 윔뱃 같은 동물들을 통해 영웅을 기대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조심스레 추측했습니다.


한편 사상 최악의 산불로 평가를 받고 있는 호주 산불로 인해 최소 29명이 숨지고 야생동물 10억 마리 이상이 희생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애니멀플래닛Andrew Quilty / Green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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