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의 천국이라고 불리던 '캥거루 아일랜드'가 사상 초유의 호주 산불 재난으로 끝내 '죽음의 땅'이 되고 말았습니다.
호주 공영 ABC 방송은 지난 17일(현지 시간) 남호주주 주도 애들레이드 남서쪽 캥거루 아일랜드를 휩쓴 대형 산불 때문에 섬 면적의 절반인 21만 ha가 불에 타버렸다고 전했는데요.
산불 재난으로 코알라 3만 마리가 불에 죽은 것은 물론 곳곳에 나무가 전소돼 끔찍했던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남아 보는 이들의 마음을 미어지게 만들었습니다.
휴매인 소사이어티 인터네셔널(HSI) 동물 구조원이 찍은 '화상 입은 코알라 한마리가 산불에 타 죽은 동료 사체 옆에 생기 없이 앉아 있는 사진'은 캥거루 아일랜드에 닥친 산불 참화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는데요.
켈리 도니탄 HSI 재난대응팀장은 "산불 현장에서 가슴 아픈 장면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라면서 "물가에서 동료의 사체를 지키는 코알라의 모습은 더욱 가슴 아프고 슬펐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반 쿼테메인 HSI 팀원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0m 간격으로 동물의 사체가 널려져 있는 게 현실"이라며 호주 산불로 죽음의 땅이 되어버린 현장을 전했습니다.
그는 또 "2~3km를 걸어도 코알라가 먹을 수 있는 나무 잎사귀 하나를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다 타버렸습니다"라며 서식지에서 지옥이 되어버린 캥거루 아일랜드의 참상을 전해 더욱 가슴 아프게 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호주 산불로 인해 5명이 사망하고, 150만 ha가 불에 탔으며 가옥 387채와 건물 602채가 전소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호주의 명물인 캥거루와 코알라 등을 포함한 야생동물 약 10억 마리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현재 생존 동물을 찾다보면 여기저기 온통 연기와 재, 죽음의 냄새로 가득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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