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더미에 버려진 나에게 손 내밀어줘서 고마워…널 만난 난 행복한 강아지였어"

애니멀플래닛팀
2020.01.11 14:43:37

애니멀플래닛facebook_@tumnulit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바둑이입니다.


제 몸에 있는 털이 물방울 무늬처럼 서로 다른 색깔로 그려져 있어서 민서가 지어준 이름입니다.


아, 민서가 누구냐고요? 쓰레기더미에 버려진 저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제 주인이랍니다.


사실 저는 쓰레기더미에서 발견이 됐어요. 처음 민서와 오빠 민호를 만났을 당시가 지금도 머릿속에서 생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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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더미에 버려진 저를 처음 발견한 건 바로 민서예요. 민서는 무서워서 벌벌 떠는 저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와서 인형을 내밀었어요.


저도 모르게 그만 인형을 덥썩 물었는데요. 그렇게 저는 민호, 민서 남매와 함께 살게 되었죠.


민서가 저를 처음 집으로 데려간 날 천장 떨어져나갈 정도로 환호했던 민서 얼굴이 떠오르네요. 그때 저는 처음 알았어요. 제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라는 걸요.


그날 이후 저는 민서의 따뜻한 사랑 덕분에 하루가 다르게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민서와의 추억도 하나둘씩 쌓였는데요. 하지만 하늘은 저의 편이 아니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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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평소처럼 민서와 함께 마당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민서가 쓰러진 것 아니겠어요.


저는 걱정돼 목놓이 짖어댔고 이를 들은 오빠가 허겁지겁 달려나와 민서를 엎고 병원으로 달려갔어요.


병원 진료 결과 민서가 앞으로 살 날이 몇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민서가 '백혈병'에 걸렸다고 했어요. 그 이야기를 들은 저는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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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마냥 손만 놓고 있을 수가 없었어요. 쓰레기더미에 버려진 저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준 민서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민서에게 제가 손을 내밀어주기로 말이예요.


사실 병실에 저를 데리고 들어가면 안되는 곳이지만 민서가 오빠 민호한테 제가 너무 보고 싶다고 졸랐던 탓에 저는 가방에 숨어 병실에 들어올 수 있었어요.


오랜만에 만난 민서 얼굴을 보니 마음이 찢어져왔어요. 뭘 어떻게 먹고 지냈길래 민서는 왜 날이 갈수록 말라가는 것일까요. 가슴이 참으로 아팠습니다.


민서 얼굴을 보고 다시 집에 돌아온 저는 하루빨리 민서가 퇴원하길 기도했습니다. 민서가 집을 떠나 병원에 입원한지 두 달이 될 무렵 병세는 더욱 악화됐고 결국 민서는 조용히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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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민서가 세상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된 저는 너무 슬펐어요. 다시는 민서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 아파왔어요. 저도 민서 뒤를 따라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어요.


가족들의 슬픔을 제가 대신 위로해야 했기 때문이예요. 그렇게 산지도 어느덧 수십개월이 지났고 저도 나이가 들어 무엇을 할 때마다 예전 같지가 않아 속상했어요. 아픈 곳이 없어야 눈을 감더라도 민서에게 달려갈 수 있으니깐요.


민서가 유독 보고싶던 어느날 저도 민서처럼 하늘의 별이 되려고 눈을 감았어요.


그러자 놀라운 광경이 제 눈앞에 펼쳐진 것 아니겠어요. 그건 몇 년 전 세상을 먼저 떠난 민서가 입구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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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반가워 저는 꼬리를 엄청 흔들며 민서에게 달려갔어요. 민서는 제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어요. 그런 민서에게 저는 인형을 내밀었어요.


제가 최애하는 인형. 민서가 버려진 저에게 처음 손내밀어 준 바로 그 인형이었어요. 저는 민서에게 그동안 고마웠다고, 먼저 손을 내밀어줘서 고맙다고,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이제 저는 이곳 하늘나라에서 민서와 함께 행복하게 살거예요. 오래도록 말이예요.


민서야, 처음 만났을 때 나에게 먼저 손 내밀어줘서 고마워. 너 덕분에 난 정말 행복한 강아지였어. 우리 오래오래 행복하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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