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영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한 남자가 보호소 철창 안에 들어가서는 유기견 옆에 앉아 조용히 밥을 먹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남자는 한쪽 구석지에 앉아서 온몸을 벌벌 떨고 있는 유기견의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왜 이 남자는 많고 많은 곳 중에서 유기견 보호소 철창에 들어가 밥을 먹는지 궁금합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보호소 철창 안에 들어간 이 남자의 이름은 앤디 마티스(Andy Mathis) 박사라고 하는데요.
그는 실제로 미국 조지아주 엘버턴에 있는 그래니트힐스 동물보호소(Granite Hills Animal Care)에서 일하는 수의사입니다.
정말 놀라운 사실은 앤디 마티스 박사는 매일 출석 도장 찍는 것 마냥 아침 보호소 안에 있는 좁은 철창 안에 들어가서 밥을 먹는다는 점인데요.
여기서 궁금한 점. 왜 그는 철창 안에 들어가서 밥을 먹는 걸까. 그가 철창 안에 들어가서 밥을 먹는 이유는 퇴근할 당시 걸려왔던 전화 한통 때문이죠.
수화기 너머로 유기견이 발견됐다며 구조 요청하는 전화가 걸려온 것. 그렇게 구조된 유기견이 바로 그레이시(Graycie)라고 합니다.
다만 녀석은 학대를 받은 것은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사람을 극도로 경계하고 무서워했습니다. 심지어 뼈가 앙상하게 드러날 정도로 말라있었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빈혈과 저체온증 등 각종 병을 앓고 있었고 치료가 시급했죠. 우여곡절 끝에 건강은 회복했지만 여전히 사람을 경계하는 녀석.
어떻게 하면 굳게 닫혀 있는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을까 싶어 앤디 마티스 박사는 이처럼 철창에 들어가 옆에 앉아 밥을 먹게 됐다고 합니다.
특히 놀라운 사실은 철창 안에 들어간 것에 머무르지 않고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자신도 유기견 그레이시를 위한 것과 같은 모양의 그릇에 음식을 담아 밥을 먹었다는 점입니다.
약 2주 동안 계속된 그의 노력은 결국 통했습니다. 유기견 그레이시가 먼저 다가와 그의 곁에서도 밥을 먹기 시작한 것인데요.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사람에 대한 경계심 때문에 온몸 벌벌 떨고 있느라 밥도 안 먹고 있는 유기견의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기까지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곁을 지킨 수의사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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