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연말기획 - 올해 동물학대와 유기 사건들] 올해는 강아지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학대 뿐만 아니라 드라마 촬영에 동원된 말도 위험에 노출된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많은 이들의 분노를 자아내게 했던 것은 바로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낙마씬 촬영 도중 목이 꺾인 채 땅바당으로 고꾸라졌다가 그대로 죽은 말 이야기입니다.
그것도 이말은 퇴역 경주마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더욱 충격을 안겼는데요. 지난 1월 1일 방송된 KBS 1TV '태종 이방원' 7회 부분이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방송에서는 이성계(김영철)가 말을 타고 가다가 낙마하는 장면이 그려졌는데 문제는 말의 몸체가 90도로 들리더니 머리부터 바닥으로 고꾸라진 것.
말의 몸체가 90도로 들리면서 머리부터 바닥으로 고꾸라지는 모습이 고스란히 방송됐고 동물보호단체가 '동물학대' 의혹을 제기했죠.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SNS를 통해 '드라마 촬영을 위해 강제로 넘어지고 쓰러지는 말, 그들의 안전과 복지가 위태롭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말이 부상을 입고 사망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합니다"라며 "많은 방송에서는 여전히 실제 동물을 이용해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 윤리강령을 살펴본 결과 동물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습니다"라고 지적했는데요.
이후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에서 사망한 이 말은 퇴역 경주마 까미라는 사실이 동물보호단체 등을 통해 확인됐죠.
까미라는 이름을 가진 이 퇴역 경주마는 5년여간 경주마로 이용되다가 마사회에서 말 대여업체에 팔려온 뒤 약 6개월 가량 업체 소속으로 지내왔었다는 것.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KBS 측은 또 "KBS는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동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제작 관련 규정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라고 사과문과 함께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는 영화, 드라마, 광고 등 영상 및 미디어 촬영할 때 출연하는 동물에 대한 보호, 복지 제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한편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지난 5년 기준으로 퇴역한 약 1,400마리의 경주마 중 약 42%는 타 용도로 재활용되었다고 합니다.
타 용도로는 관상, 교육, 번식, 승용이라는 것. 나머지 48%는 질병 부상으로 도태되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 외 기타 용도에 해당하는 9.3%에 대해서는 정확한 행방을 파악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승용으로 전환된 말들 역시 이후 어떻게 관리되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동물자유연대 측은 지적했습니다.
말 이력제는 경주마로 활용할 때는 효력이 있지만 은퇴 후에는 추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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