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에서 시작된 산불이 일주일째 꺼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피해가 속출하면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특히 목줄이 끊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도망치지 않고 주인집으로 뛰어들어가 결국 문앞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 백구 사연은 눈시울을 붉히게 하는데요.
지난 9일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산불로 인해 홀라당 타버린 노부부 집에서 싸늘하게 죽은 백구가 발견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백구는 노부부가 키우던 강아지로 노부부의 집과 밭 건너편에 마련된 터에 말뚝 하나와 집 하나에 의지해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목줄이 끊어졌다면 멀리 도망갈 법도 하지만 백구는 오히려 노부부의 집으로 뛰어들어온 것으로 보여집니다. 혹시 노부부를 찾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무서워 숨은 것일까요.
카라 측은 "백구 울진이는 불에 타 외상 내상을 입은 몸으로 불에 타 끊어진 줄을 끌고 주인집 문 한켠에서 죽어가야 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개가 집 옆에 가까이 있었다면, 화재시 줄이라도 빨리 끊거나 풀어 주었다면, 소방관들이 아직 숨이 붙어 있던 울진이를 구조했더라면... 때 지난 안타까움이 밀려옵니다"라고 전했죠.
카라 측은 또 "현장에서 너무 많은 죽음을 보고 있습니다. 울진이의 삶과 죽음을 우리는 결코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라며 "사실은 이 슬픔과 죽음을 언제까지고 기억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는데요.
이어 "울진이의 여윈 몸과, 노부부댁에서 죽어갔던 충정에 우리 사회가 이렇게 답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또 말하려 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후 카라 활동가들은 산불로 화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부부 집으로 뛰어 들어간 백구 울진이를 위해 노부부 대신 마지막 배웅을 해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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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측은 "상황이 허락한다면 울진이를 길렀던 노부부에게 다시 전해주려 합니다"라며 "무료했든, 외로웠든, 아팠든 고통스러웠든, 울진이가 가장 사랑한 이는 노부부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으니까요"라고 말했습니다.
끝으로 카라 측은 "밭 하나 건너 언제나 오매불망 간절하게 가족을 그리워했을 울진이, 모진 줄에 생사를 달리한 한국 백구 울진이를 추모합니다"라고 마무리했는데요.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그렇게 살다 허망하게 가야 하다니..", "내가 대신 사과할게", "얼마나 뜨겁고 무서웠을까요.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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