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나 공공기관 등에서 국가를 위해 일하는 강아지들을 가리켜 '사역견'이라고 하는데요.
여기 인천공항에서 국가를 위해 그리고 인간을 위해 평생을 '검역 탐지견'으로 일한 비글들이 있습니다.
보통 사역견이 죽으면 동료처럼 예우를 해서 처리하지만 이상하게도 농림축산검역본부 소속 검역 탐지견들은 쓰레기와 함께 소각해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서울대 이병천 교수 연구팀의 불법 동물실험에 이어 이번에는 쓰레기와 함께 불에 태워지는 검역 탐지견까지 할말을 잃게 만듭니다.
지난 22일 KBS 1TV '뉴스9'는 2011년부터 8년간 검역본부에서 일하다 죽은 탐지견 6마리 모두가 냉동고로 들어갔다고 단독 보도했는데요.
이날 공개된 한 장의 사진은 검역본부 소속 탐지견의 열약한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KBS '뉴스9'가 공개한 사진에는 냉동고에 생선류와 장류, 건어물 등이 차곡차곡 정리돼 있었습니다.
그 옆에는 정체 모를 큰 상자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는데 상자 위에는 '태백'이라는 글씨가 선명히 쓰여 있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지난달인 5월 2일 폐사한 스파니엘종 검역탐지견 태백입니다.
인간을 위해 평생을 몸바쳐 탐지견으로 일해왔지만 눈을 감은 뒤에는 차가운 냉동고에 상자 채 보관돼 왔던 것입니다.
냉동고에 보관된 것은 태백이 뿐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지난 2011년부터 검역본부에서 일하다 죽은 탐지견 6마리 모두 냉동고로 들어갔는데요.
인천공항 검역본부는 죽은 탐지견을 냉동상태로 보관하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계류장 소각 날짜에 맞춰 검역에 불합격한 축산물과 함께 태웠습니다. 다시 말해 쓰레기와 함께 소각해 왔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한 관계자는 KBS 취재진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검역 과정 중에 나오는 불합격품들을 저희들이 모아가지고 한 번에 소각을 하고 있습니다"라며 "거기에 이제... (거기에 이제 탐지견들도?) 네"라고 말했습니다.
길게는 13년까지 평생을 국가를 위해, 인간을 위해 일하다가 죽었지만 그 최후는 한마디로 참담했습니다. 지난 13년간 인간을 위해 일해왔던 것이 하루아침에 쓰레기 취급을 당한 겁니다.
KBS '뉴스9'는 '최우수 검역탐지견'으로 불렸던 데니와 카이저도 죽은 뒤에는 다른 축산물과 함께 소각장의 재가 되고 말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정부 기관의 사역견들도 모두 이와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일까? 검역본부 소속 사역견만 쓰레기 취급을 받고 있었습니다.
경찰의 경우 폭발물 탐지견과 채취 증거견의 활약을 기리는 별도의 추모 공간을 운영 중이며 소방당국도 재난현장에서 일했던 인명 구조견을 위해 은퇴식을 열고, 추모비를 세워주고 있었습니다.
뒤늦게 KBS 취재가 시작되자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앞으로 폐사한 검역 탐지견을 예우해 화장장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문제가 생기면 그제서야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해 실시하겠다고 밝히는 일은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지 않나요? 참으로 화가날 뿐입니다.
정부 관련 부처의 대책 마련 및 자체 실태 점검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저작권자 ⓒ 애니멀플래닛,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