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여대 캠퍼스에서 학생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강아지가 어느날 하루아침에 자취를 감췄습니다.
알고보니 강아지를 데려온 학교 청소 용역업체 직원이 술안주로 잡아먹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습니다.
거리를 떠돌아다니다가 청소 용역업체 직원의 눈에 띄어 수원여대 캠퍼스 쓰레기 경비견으로 삶을 새로 시작했던 강아지 깜순이는 그렇게 눈을 감았습니다.
수원여대 강아지 깜순이 사건은 재학생인 A씨가 사건 공론화를 위해 지난 5일 트위터에 개설한 고발 계정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A씨에 따르면 학교 청소 용역업체 직원이 술안지로 잡아먹은 강아지 깜순이는 생후 8개월된 유기견이었습니다.
학교와 계약한 청소업체 소속 직원이 지난 봄 쓰레기장 경비를 위해 데려온 유기견이었던 것이죠. 학교에서 생활한 건 약 한 달 정도.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거리를 떠돌아다니던 유기견이었던 깜순이가 학교 캠퍼스 쓰레기장을 지키는 경비견이 되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갑자기 깜순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A씨에 따르면 학교 측에서 항의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며 강아지를 빨리 이동시키라고 공지를 내렸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깜순이를 찾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고 이를 통해 유기견이던 깜순이를 데려와 쓰레기장 지키도록 했던 학교 청소업체 직원이 잡아 먹은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A씨는 “학교에서 깜순이를 절대 죽이지 않는 선에서 입양 보내거나 최악의 경우 유기견 센터로 보내되 절대 죽이지 말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잡아 먹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좋은 곳으로 입양 갔다고 하다가 학교 측에서 입양 확인 차 사진을 부탁하니 깜순이가 지인 농장에서 스스로 목줄을 끊고 도망갔다고 거짓 진술을 하기도 했습니다”고도 밝혔습니다.
이후 수원여대 캠퍼스 해란관 1층 휴게실에는 ‘깜순이 행방의 진실을 밝힙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고 국내 언론들이 잇따라 이를 보도하면서 공론화가 됐죠.
학생들은 대자보를 통해 사건에 연루된 직원들의 해직 및 동물사육 금지와 관련된 교칙을 찾아 증명해줄 것을 대학 측에 요구한 상태입니다.
깜순이를 술안주로 잡아 먹은 학교 청소 경비업체 직원은 “학생들에게 상처를 줘 미안하다”며 공개사과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학 측은 깜순이를 위한 추모공간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인데요.
대학 측 한 관계자는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청소용역업체 관계자를 불러 정식으로 항의했으며 용역업체에도 앞으로 사건의 철저한 조사와 향후 교내에서의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조사 결과 당사자가 관련 법을 위반하거나 한 사실이 있다면 징계 회부 등 인사조치도 요구할 계획입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채널A 뉴스와의 통화에서 “혹여 충격받았을 학생들에 대해 학교 측은 심리상담과 함께 깜순이 추모비를 세우는 방안도 검토하겠습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학교 관계자는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 “교정에서 강아지를 키우다 사고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판단이 있었습니다”며 “입양을 보낸다고 해서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라고 전했습니다.
떠돌이 생활을 접고 대학교 캠퍼스 쓰레기장을 지키다가 하루아침에 무지개 다리를 건너야만 했던 강아지 깜순이.
부디 하늘나라에서는 차가운 거리가 아닌 따뜻한 곳에서 오래오래 행복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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