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를 사랑해주실 순 없나요?"…노안 때문에 6년 동안 입양 안된 고양이

애니멀플래닛팀
2019.08.06 15:54:13

애니멀플래닛instagram 'tummyandgummy'


동물보호소 한쪽 구석에서 하루종일 벽만 보고 잇는 회색 고양이 한마리가 있습니다.


회색 고양이의 이름은 토비(Toby). 길거리에서 구조돼 보호소에 들어온지 어느덧 6년째가 됐습니다.


그동안 회색 고양이를 입양해 가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노안 얼굴 때문이었습니다.


친구들이 하나둘씩 입양돼 갈 때도 토비는 항상 동물보호소 한쪽 구석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토비를 따뜻하게 감싸안아줄 분은 도대체 언제 나타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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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가 앓고 있는 '엘러스-단로스 증후군'에 대해 먼저 이야기가 필요할 듯 싶은데요. 쉽게 말하자면 몸속에 콜라겐 부족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가리킨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피부가 늘어지고 축 지진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물론 관절이 느슨해져 쉽게 탈골이 되죠. 토비가 유독 볼살과 뱃살, 눈꺼풀 등이 축 처져 있는 것도 '엘러스-단로스 증후군' 때문인데요.


남다른 외모 때문에 토비는 구조된 이후 6년이 지나도록 가족을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토비에게 유일한 친구가 있었으니 바로 퀸턴(Quinton)이라는 이름의 7살 고양이었습니다. 퀸턴 역시 이빨이 다 빠진 고양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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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고양이 모두 건강상 문제가 있다보니 입양 의사를 밝히는 사람은 쉽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퀸턴을 입양하겠다는 의사가 들어오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럴 땐 보호소 측이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토비 곁에 퀸턴을 떠나보내게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판단 때문이었죠. 그러던 어느날 이 둘을 함께 입양하겠다는 뜻을 밝힌 어느 한 부부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조지나와 크리스토퍼 부부였습니다. 이들 부부는 오랫동안 키웠던 늙은 고양이를 떠나 보낸 뒤 토비와 퀸턴을 새 가족으로 입양하기로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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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나 씨는 "이전에는 EDS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지만, 토비에게 포근한 집과 가족이 필요하다는 건 알고 있어요"라며 "아낌없이 사랑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따뜻한 사랑과 관심에 두 고양이 모두 처음에는 굉장히 낯설어 하고 긴장한 모습을 보였는데 현재는 적응해 건강히 잘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둘을 입양한 조지나 씨는 "녀석들은 사랑받기에 충분한 존재입니다"라며 "두 녀석을 데려고 온 뒤 반려묘를 잃은 슬픔도 빨리 극복할 수 있었어요"라고 전했습니다.


노안 얼굴이라는 이유로, 이빨이 다 빠져 있다는 이유로 입양되지 못했다가 새 가족을 만난 두 녀석. 오래오래 행복하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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