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혹시 한국 서울에 거주하는 한 60대 여성이 반숙 오징어를 먹었다가 입에서 오징어가 수정돼 부화했다는 기사 들어보셨나요?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영국 일긴 데일리메일 등 해외 주요 외신들은 한국 여성의 입에서 새끼 오징어가 발견됐다고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국내 일부 매체는 데일리메일 등을 인용, 보도해 큰 충격을 안겼었죠.
반숙 오징어를 먹었던 여성의 입안에서 수정된 것도 충격인데 알고보니 한국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보도됐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60대 여성은 반숙 오징어 요리를 먹고 입에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껴 병원 검진을 받았다고 합니다.
검진을 하던 의료진은 여성 입 속에서 12마리의 새끼 오징어들을 발견하고 경악했다고 하는데요. 알고보니 여성이 먹었던 오징어의 새끼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여성의 입에서 새끼 오징어가 발견된 이유는 여성이 반숙 오징어의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먹다가 오징어의 정자낭(Sperm sacks)을 먹었기 때문이라고 전해졌습니다.
입안에서 정자낭이 터지는 바람에 오징어 알이 입안 구석구석 침투해 부화했다는 것이죠. 쉽게 말하자면 입천장과 잇몸, 치아 사이 등에 붙어 체외수정됐다는 것인데요.
데일리메일을 비롯한 해외 주요 외신들은 "한 여성이 오징어를 입속에서 임신했다(Woman becomes PREGNANT in the mouth)"라고 대서특필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이 맞는 걸까요. 경향신문은 그해 보도된 새끼 오징어 임신과 관련해 사실 관계, 그러니깐 팩트체크를 해봤다고 보도했습니다.
2012년 보도된 경향신문 기사에 따르면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한 새끼 오징어 임신 원출처는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국립 생명기술정보센터가 발간하는 과학논문 잡지였다고 밝혔습니다.
과학논문 잡지에 실린 논문 제목을 번역하면 '기생충처럼 보이는 오징어 정낭에 의한 구강점막 침입: 한 한국 여성의 사례 보고'라고 되어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즉 공개된 자료 어디에도 데일리메일이 보도한 '새끼 오징어를 입안에 임신했다'는 말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경향신문은 논문 주저자 교수를 수소문해 확인한 결과 2008년 2월 강남의 한 병원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합니다.
다만 새끼 오징어라기 보다는 정자 하나 하나가 입안에 박혀 있었다는 건데요.
다시 말해 새끼 오징어가 발견된 것이 아닌 오징어 정자가 발견된 것이고 혹시나 기생충인가 검사를 해봤더니 기생충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던 사례라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오징어를 날 것 혹은 덜 익은 채로 먹을 경우에는 반드시 내장을 깨끗하게 제거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따로 내장을 먹을 경우에도 완전히 익혀 먹어야만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당부했는데요.
여러분 새끼 오징어 임신이 아닌 정자로 밝혀졌지만 오징어 드실 때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는 점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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