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실에서 '수화'를 배운 침팬지가 사육사에게 처음 건냈던 말

애니멀플래닛팀
2019.08.06 15:54:13

애니멀플래닛영화 '프로젝트 님'


동물들도 사람처럼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들이 처음 내뱉는 말은 과연 무엇일까요?


여기 동물실험실에서 수화를 배운 침팬지는 자신을 그 누구보다도 잘 챙겨준 사육사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습니다.


침팬지는 사육사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요. 그리고 사육사는 침팬지가 내뱉은 말에 어떤 화답을 했을까요.


오늘은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지난 2011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프로젝트 님’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애니멀플래닛영화 '프로젝트 님'


"1973년 11월, 오클라호마의 연구소에서 아기 침팬지가 태어났다"


다큐멘터리 영화 ‘프로젝트 님’은 담담한 성우의 목소리로 시작됩니다. 영화는 '님(Nim)'이라는 이름의 침팬지의 일생을 따라가는데요.


영화는 1973년 11월 오클라호마의 연구실에서 태어난 아기 침팬지 님에 관한 실제 이야기를 기록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기 침팬지가 '님'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과학자들이 언어학자 노암촘스키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침팬지들의 언어와 이해 매커니즘을 연구하기 위해 지어진 것이죠.


애니멀플래닛영화 '프로젝트 님'


노암촘스키는 앞서 "언어는 인간만의 타고난 능력이며 아무리 지능이 발달한 동물이라고 하더라도 인간의 가장 원시적 형태의 언어조차 사용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미국 뉴욕 컬럼비아 대학(Columbia University)의 허버트 테라스 심리학 교수는 이를 반박하기 위해 연구에 동원된 아기 침팬치 이름도 노암촘스키를 비꼬기 위해 ‘님 침스키’라고 지었죠.


연구팀은 아기 침팬지를 어미로부터 강제로 떼어놓은 뒤 한 연구자의 집에서 인간의 아이처럼 기르기로 합니다.


실제 님은 인간의 모유를 먹으며 인간의 아이처럼 자랐는데요. 한마디로 님에게는 실험팀이 가족이었던 것입니다.


애니멀플래닛영화 '프로젝트 님'


실험팀은 님에게 수화를 가르치기 시작했고 학습능력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님은 놀라운 속도로 수화를 배워가며 사람들과 조금씩 동화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침팬지 님은 인간의 아이처럼 장난치며 노는 것은 물론 강아지나 고양이 등에게도 애정을 보이기 시작했죠. 또 '미안해', '고마워' 등 표현까지 수화로 구사했는데요.


'수화를 구사할 줄 아는 침팬지' 소식에 세간은 들썩였습니다. 심지어 침팬지 님은 TV쇼에 출연하며 당대 최고의 스타로 거듭나기도 했지만 한계에 직면하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수화를 구사할 수 있다고 해도 님은 침팬지였고, 문장을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또 어느 순간부터 본연의 야생성을 나타내기 시작해 연구는 결국 멈춰섭니다.


애니멀플래닛영화 '프로젝트 님'


결정적인 계기는 침팬지 님이 예측도 못한 공격성을 보인 것은 물론 연구자의 살점을 물어뜯는 야생성을 보였기 때문인데요.


실험 총 책임자 허버트 교수는 성인 남성조차 침팬지 님을 감당할 수 없자 님에 대한 연구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연구 중단 발표 이후 오갈데 없어진 침팬지 님은 자신이 태어난 곳이었던 침팬지 사육장으로 돌아갔고 철제 우리 속에 갇히게 됩니다. 철장에 갇혀 사는 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죠.


또 그동안 사람들과 동거하며 살았던 탓이 다른 침팬지를 본 적이 없어 침팬지의 존재는 녀석에게 충격과 공포의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애니멀플래닛영화 '프로젝트 님'


연구팀도 처음에는 한두번 그런 침팬지 님을 찾아오는 듯 싶다가 발길을 끊어버렸습니다. 배려없이 침팬지 님을 다른 침팬지 사이에 방치한 것이죠. 그렇게 녀석은 하루아침에 짐승이 되었습니다.


한동안 녀석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울기만 했고 이를 알아주는 사람은 사육사 밥이 유일했습니다. 그는 침팬지 님의 특별한 능력을 눈여겨 봤고 그에게 하나뿐인 친구가 되어줬습니다.


오죽했으면 침팬지 님을 위해서 수화를 배웠을까요. 그렇게 평화가 돌아온 듯 싶었지만 이내 잠시 침팬지 님에게 또 다른 불행이 엄습해왔습니다.


재정여건 때문에 침팬지 님과 다른 침팬지들은 뉴욕 의과대학교 소속 생체실험 연구소로 팔려가게 된 것입니다. 이토록 참혹한 운명이 어디 있겠습니까.


애니멀플래닛영화 '프로젝트 님'


생체실험 연구소로 보내진 녀석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비명 소리를 들어야만 했죠. 사육사 밥은 동물애호들과 함께 침팬지 님을 구하기 위해 수많은 탄원 시도에 나섰지만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결국 그는 침팬지 님을 위해 치열한 법정 싸움을 시작했지만 침팬지의 당사사 적격이 문제돼 또 실패하죠. 마침 이 소식을 접한 어느 부유한 농장주가 후원자 개념으로 거액을 들여 님을 데려오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침팬지 님은 예전의 님이 아니었습니다. 침팬지 님을 처음 가르쳤던 연구원은 자신을 반겨줄거라고 착각하고 님에게 갔다가 호되게 당하고 말았습니다. 님이 공격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님은 그녀를 놓아주고 우리 뒤편으로 사라지는데요. 사람처럼 분노를 삭히는 모습은 침팬지 님이 홀로 겪었을 고통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을지 생각해보게 만들었습니다.


애니멀플래닛영화 '프로젝트 님'


그렇게 홀로 외로움을 견디던 침팬지 님에게 어느날 손님이 찾아옵니다. 사육사 밥이었습니다. 침팬지 님은 사육사 밥을 한번에 알아보고 수화 한마디를 건넸습니다.


"놀자"


침팬지 님은 자신을 그 누구보다 진심으로 아껴준 사육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동물들도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임을 알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는데요.


사육사 밥은 그날 이후에도 농장에 방문해 님의 상태를 살폈고 침팬지 님은 죽을 때까지 자신을 사드린 농장주의 농장에서 살다가 끝내 눈을 감았다고 합니다.


과학연구라는 이유만으로 인간에게 침팬지로서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겨야만 했던 님.


애니멀플래닛영화 '프로젝트 님'


연구 실험을 위해 어미로부터 분리시킨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연구가 끝난 뒤 내팽겨치는 건 심한거 아닌가요.


마치 물건처럼 함부로 버려도 된다는 듯이 매몰차게 던진 연구팀과 사람들의 이기적인 욕심을 보면서 이또한 끔찍한 학대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여러분은 침팬지 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또 녀석이 수화를 배운 뒤 사육사에게 처음 건넨 말 ‘놀자’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시나요?


하늘나라에 있을 침팬지 님이 부디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하길, 또 어렸을 적 헤어져야만 했던 어미 침팬지를 만날 수 있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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