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93년 전인 지난 1726년 토끼를 출산한 여성이 나타나 영국이 발칵 뒤집혀지는 일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여성은 한달 동안 무려 토끼 14마리를 출산했고 인간이 토끼를 출산했다는 사실은 영국 전체를 떠들썩이게 만들었습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걸까요? 정말로 여성은 토끼를 낳은 것일까요? 실제 가능한 일일까요?
6년 전인 지난 2013년 MBC ‘신기한TV 서프라이즈’에서는 토끼를 출산한 영국 여성의 이야기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유튜브상에 관련 영상이 다시 올라면서 한 달 동안 무려 토끼 14마리를 출산한 영국 여성에 관한 이야기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1726년 9월 영국 서리주 고달밍에서 마리 토르프라는 이름의 여성은 곧 태어날 아기에 대한 기다림과 설렘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출산 당일 오랜 진통 끝에 그녀가 낳은 것은 아기가 아닌 토끼였습니다. 인간이 토끼를 출산한 것입니다.
이후에도 마리 토르프는 한달 동안 무려 총 14마리의 토끼를 출산하면서 영국 전체를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그녀가 토끼를 출산했다는 소식은 영국 전역을 뛰어넘어 영국 왕실까지도 들어갔는데요. 급기야 영국 왕실에서 그녀의 토끼 출산을 조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당시 영국 왕실로부터 파병된 왕실 의사는 조사한 끝에 마리 토르프가 실제로 토끼를 출산한 것이 맞다고 밝혔습니다. 어떤 근거로 왕실 의사는 그녀가 토끼를 출산한게 맞다고 밝힌 걸까요?
그녀가 출산한 토끼 시신 중 일부분이 부서져 있었는데 이는 토끼가 자궁이 가진 강한 수축력을 이기지 못해 일어난 현상으로 봤습니다.
아기가 아닌 토끼를 출산한 마리 토르프는 삽시간에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 됐습니다. 또 그녀가 토끼를 낳았다고 처음 알린 의사 존 하워드도 덩달아 유명해졌는데요.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마리 토르프의 토끼 출산은 ‘사기’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그녀가 낳은 토끼 사체의 장에서 옥수수 등 곡물을 먹은 흔적이 발견된 것입니다.
토끼가 죽기 전 음식을 먹었다는 뜻으로 결과적으로 마리 토르프가 토끼를 출산한 것은 거짓으로 판정이 났는데요.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런 사기극을 벌였으며 그동안 어떻게 왕실은 물론 영국 전역 및 의사들을 속일 수 있었던 걸까요?
당시 작은 마을에서 일하던 의사 존 하워드는 어떻게 해서든 유명세를 떨치고 싶었습니다. 그때 마침 존 하워드는 서커스단에서 기형적인 모습을 보고 열광하는 사람들을 보고 토끼 출산을 떠올리게 됐는데요.
이후 그는 아이를 유산한 마리 토르프를 찾아가 막대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로 토끼 출산 사기극을 꾸몄던 것입니다.
존 하워드는 모두를 완벽하게 속이기 위해 돼지 방광으로 싸맨 토끼 사체들을 마리 토로프의 자궁 속으로 밀어넣었고 이를 통해 마리 토르프의 토끼 출산을 만들어냈습니다.
여기에 당시에는 영국사람들이 ‘태교 이론’을 믿고 있어 사기극이 통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태교 이론’이란 선천적인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기들의 장애 원인을 설명하는 이론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임신한 여성의 감각적 자극과 경험이 태아의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으로 만약 임신 중인 여성이 한가지 동물을 떠올리거나 공포심을 가질 경우 태아가 그 동물의 형태로 태어날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의술이 아직 발달하지 않았던 18세기 당시 사람들은 인간이 토끼를 낳았다는 것을 믿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결국 유명세를 떨치고 싶었던 존 하워드는 토끼 출산 사기극이 들통이 나면서 의사로서 명성을 잃고 말았는데요. 이후 이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영국 황실은 사기 행각을 밝혀내지 못한 자신의 무능함이 밝혀질까봐 마리 토르프와 의사 존 하워드를 재판없이 4개월 만에 석방시켰다고 하는군요.
한달에 무려 토끼 14마리를 출산한 여성은 기상천외한 사기극으로 일단락된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애니멀플래닛,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