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충격적입니다. 식용농장에서 가져온 도사견은 복제견을 임신하는 도구에 불과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복제견 연구를 위한 실험 도구였는데요. 복제견을 임신하고 출산까지 마친 도사견은 다시 식용농장으로 보내지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무슨 이야기이냐구요? 비윤리적 동물실험 논란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서울대 이병천 교수 연구팀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도사견의 현실입니다.
이병천 교수 연구팀만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스승이자 '줄기세포 논란'으로 대한민국을 떠들썩이게 만들었던 황우석 박사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S생명공학연구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난 11일 방송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비윤리적 복제견 연구로 논란의 중심에 선 서울대 이병천 교수 연구팀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조명했는데요.
앞서 지난달 동물보호단체인 비글구조네트워크는 공항에서 농수산물 탐지견으로 활동했던 복제견 메이가 서울대 이병천 교수 연구팀의 동물실험으로 인해 폐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서울대 이병천 교수는 누구일까요. 그는 과거 가짜 줄기세포 연구로 파문을 일으킨 황우석 박사의 제자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이병천 교수는 복제늑대를 탄생시켰고 형광빛을 내는 복제견도 탄생시킨 인물입니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녔던 이병천 교수는 국책 연구도 여러 건 맡았었습니다.
실제로 이병천 교수 연구팀은 지난 10년간 약 62억원 규모의 복제견 연구사업을 진행했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하는데요.
서울대 공익제보자는 서울대 이병천 교수 연구팀과 식용농장 주인 간의 충격적인 연계에 대해 증언해 큰 충격을 줬습니다.
그는 "혈액을 항상 일주일에 한번 정도 고속버스 택배로 보내요"라며 "그거 돌리는 건 제가 했습니다. 혈액 다 넣고 수치 계산하는 기계가 있는데 개들이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왔습니다"고 말했습니다.
수시로 개의 혈액을 채취한 사람은 식용농장의 주인이었다고 합니다. 현행법상 수의사처럼 허가받지 않은 사람이 개 혈액을 채취하는 건 불법이라고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지적했습니다.
또 건물 앞 주차장에서는 트럭에 싣고 온 도사견과 실험이 끝난 도사견의 맞교환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실험이 끝난 도사견은 다시 식용농장으로 보내졌다는 것입니다.
제보자가 근무했던 4개월 동안 이 곳을 드나든 도사견은 약 100마리라고 했습니다.
제보자는 "식용농장 주인이 데리고 오면 제가 안아서 삽니다. 그럼 개들이 똥오줌을 지려요"라며 "그렇게 짖던 개들이 짖지도 못하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습니다"고 증언해 충격을 더했습니다.
'그것이 알고싶다' 취재진은 서울대 이병천 교수 연구팀과 비슷한 연구를 하는 곳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곳을 조사한 결과 황우석 박사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S생명공학연구원였다고 합니다.
제보자는 "복제견보다 도사견이 더 많았어요"라며 "복제견을 실험하기 위해 비좁은 철장 안에서 대기하는 도사견이 너무 많았습니다"고 말했습니다.
실험의 용도를 마친 도사견들은 다시 식용농장으로 돌아가는 정황도 목격됐다고 합니다.
S생명공학연구원 한 관계자는 "임신을 해야만 깨끗한 곳에서 있을 수 있는 거예요. 케이지가 아닌 곳에서 임신한 개한테만 밥을 주는 걸로 알고 있어요"라고 설명했습니다.
관계자는 그러면서 "새끼를 낳고 봉합을 한 다음에 그 개는 다시 그 식용농장으로 보낸다고만 얘기 했었어요"며 "확실하게 말한 건 '식용개는 다시 그 식용농장으로 간다'고"라고 밝혔습니다.
'그것이 알고싶다' 취재진은 입장을 듣기 위해 S생명공학연구원 측에 연락을 시도했고 황우석 박사 연구팀 관계자는 "국외 언론만 취재를 합니다"며 질의에 응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이유는 다소 황당했습니다. 관계자는 "국외 언론은 옛날 과거의 시각은 좀 벗어나서 현재에 있는 팩트를 중심으로 하는데 국내 언론은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며 "그래서 저희가 굉장히 좀 조심스러워요"라고 말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에서는 "우리나라는 동물인권에 대한 인식이 낮기 때문에 도사견들을 값싸게 무한 공급받을 수 있는 환경입니다"고 꼬집었습니다.
한국의 과학자들이 복제견 연구에서 세계적으로 앞서는 이유는 한국의 식용견 문화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그것이 알고싶다' MC 김상중은 "지난 2006년 황우석 사건을 최초로 제보한 이는 과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윤리는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습니다"며 "또 생명과 관련된 연구와 실험은 엄격한 윤리가 동반돼야 본래의 목적에 충실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또 한 번 거짓의 모래성을 쌓고 무너뜨릴 수 있음을 메이의 죽음이 지금 경고하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복제견 임신 도구로 실험 당한 뒤 식용농장으로 보내지는 도사견의 비참한 현실은 그저 쓸쓸함을 안겨줄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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