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미세먼지 공포로 벌벌 떨고 있을 때 LG화학과 한화케미칼 등이 오염물질 배출 수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착한 기업’ 대명사인 LG그룹 계열사 LG화학이 불법으로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다가 당국에 적발된 것이라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17일 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 황산화물 등의 배출량을 조작한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측정을 의뢰한 사업장 235곳을 적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광주, 전남 지역의 대기오염 물질 측정대행업체가 대기오염 물질 측정을 조작한 정황을 포착했는데요.
조사 결과 여수 산업단지 지역 4곳의 조작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적발된 측정대행업체 4곳은 235곳의 기업으로부터 측정의뢰를 받았었는데요.
2015년부터 4년간 총 1만 3,096건의 대기오염 물질 측정값을 축소해 조적하거나 실제 측정하지도 않았는데 허위 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곳의 측정대행업체는 지구환경공사, 정우엔텍연구소, 동부그린환경, 에어릭스입니다.
이들과 공모한 배출사업장은 LG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 여수 1·2·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 광양태인공장, 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을 포함한 235곳인데요.
특히 LG그룹 계열사 LG화학이 오염물질 배출 수치 조작한 기업 명단에 포함돼 있어 ‘정도 경영’을 표방하고 있는 구광모 대표이사 회장 체제에 먹칠을 하는 꼴이 되었다는 분석입니다.
배출업체와 측정대행업체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은 더욱 충격적인데요. 측정대행업체 직원이 ‘메일로 보내주신 날짜와 농도로 만들어 보내드리면 되나요?’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배출업체 직원은 측정대행업체 직원과 몇 마디 더 주고받은 뒤 “탄화수소 성적서 발행은 50언더로 다 맞춰주세요^^”라며 특정 기간의 수치도 조작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사례처럼 오염물질 배출 수치 및 측정값을 조작하거나 허위로 기재하는 것은 온 국민의 관심사인 ‘미세먼지’ 정책의 근본을 뒤흔드는 행위라는 지적입니다.
LG화학은 환경부 발표 직후 신학철 대표이사 부회장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관련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는데요.
신학철 부회장은 “이번 사태는 LG화학의 경영이념과 또 저의 경영철학과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어떤 논리로도 설명할 수 없고 어떤 경우에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한화케미칼은 “이번 사건이 당사 사업장에서도 발생한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합니다”며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오염물질 배출 수치 조작에 가담한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만큼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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