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경기도 이천에서 발생한 컨테이너 화재로 온몸에 심각한 화상을 입은 강아지가 있습니다. 화재 당시 홀로 살아 남은 녀석.
문제는 강아지가 화재로 몸에 불이 붙어 화상을 입었지만 소방서 등이 불만 꺼주고는 별다른 조치 없이 그대로 철수, 목줄에 묶인 채로 17일간 방치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6일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 측은 SNS를 통해 '17일간 화상을 방치한 진짜 이유'라는 제목으로 화상입은 상태로 17일간 방치됐다 구조된 강아지 아톰이의 사연을 공개했는데요.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새벽 이천시의 한 마을 컨테이너에서 화재가 발생해 안에 있던 할아버지가 화재로 숨지셨고 컨테이너 밖에 묶여 있던 강아지 2마리 중 아톰이만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당일 화재를 진압한 소방서 측은 강아지 몸에 붙은 불을 꺼주고는 그대로 철수했는데 화재 이후의 처리는 지휘본부에서 한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지휘본부도 화재현장 조사만 하고 화상 입은 강아지 아톰이를 목줄에 묶여진 채로 그대로 방치하고 떠났다고 하는데요.
11일이나 지난 뒤 지나가던 행인이 시청에 신고해 강아지 아톰이는 이천시 동물보호센터로 들어오게 됩니다. 문제는 4일이 지나서야 공고를 올렸다는 것.
더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화상을 입고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 강아지 아톰이에게 보호소 위탁 수의사는 빨간약 스프레이만 뿌려줬다고 비글구조네트워크 측은 전했습니다.
결국 비글구조네트워크 측은 긴급 구조에 나섰고 치료 후 튼튼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녀석에게 아톰이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진 강아지 아톰이 상태를 살펴본 동물병원 관계자는 화상 입은지 최소 2주가 넘은 것으로 예상했고 이미 피부 괴사가 상당히 진행됐을 뿐만 아니라 감염에 의한 패혈증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밝혔죠.
진단을 마친 관계자는 "그냥 편히 보내주는게 어떻겠냐"라고 말했을 정도로 강아지 아톰이의 상태는 좋지 않다고 합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측은 "도대체 살이 그토록 썩어들어간 2주 동안 아톰은 어디에 있었을까요?"라며 "2주 동안 그 아픈 화상의 고통을 어떻게 견디었을까요?"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눈에 보아도 화상이 너무 심각한 상황이라 어린 아이가 치료를 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아톰이가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전했죠.
또 비글구조네트워크 측은 "우리는 인명을 지키는 소방대원들의 노고와 희생을 잘 압니다"라며 "하지만 소방청도 인명만 생명이라는 인식은 바꾸어야 합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불과 싸우는 용감한 당신들이 화염의 고통은 누구보다 잘 알리라 생각됩니다"라며 "고통은 인간과 동물이 유일하게 평등히 공유합니다. 동물의 고통이 결코 인간이 느끼는 고통보다 덜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는데요.
끝으로 비글구조네트워크 측은 "우리는 종종 기사를 통해 미국이나 유럽에서 화염 속에서 동물들을 구조하는 소방대원들의 열정에 감탄합니다"라며 "우리는 그들의 생명에 대한 진지함을 엿보고 부러워 합니다. 이제는 우리도 변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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