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견주 D씨 페이스북
"제 자식 같은 애기들이, 그것도 엄마와 딸이 도살됐습니다"
잘 키우겠다면서 진돗개 모녀를 입양한 뒤 1시간 만에 도살한 7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인천지법 형사 16단독 재판부는 지난 23일 사기 및 동물보호법 위반 교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74)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도살장 업주 B(65) 씨와 동물보호법 위반 교사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친구 C(76) 씨에게는 각각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앞서 A씨는 지난 5월 17일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건축자재 보관소에서 원래 견주 D씨로부터 도살해 잡아먹지 않고 책임감 있게 잘 키우겠다고 약속한 뒤 진돗개 모녀 2마리를 입양했었습니다.
원래 견주 D씨 페이스북
하지만 A씨의 약속은 거짓이었습니다. 책임지고 잘 키우는 조건으로 진돗개 모녀를 입양 받았으나 1시간 뒤 도살장 업주 B씨에게 의뢰해 도살한 혐의로 기소된 것인데요.
A씨는 입양하기에 앞서 친구 C씨와 함께 진돗개를 보신용으로 잡아먹기로 이미 약속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진돗개 모녀를 입양받은지 1시간 만에 A씨와 친구 C씨는 도살장 업주 B씨에게 찾아가 12만원을 주고 도살을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돈을 받은 도살장 업주 B씨는 주변 개들이 있는 상태에서 진돗개 모녀를 도살했다고 하는데요.
이와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원래 견주 D씨는 이후 지난 5월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입양 보낸지 2시간도 채 안돼 도살 당했습니다'라는 청원글을 올리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원래 견주 D씨 페이스북
진돗개 모녀가 입양간지 얼마 안돼 도살 당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긴 이 청원 글은 6만 2,997명이 동의했는데요.
D씨는 "정말 잘 키우셔야 한다고 하니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시켜 (개 2마리를) 믿고 보냈습니다"라며 "더는 피해견이 나오지 않도록 동물보호법을 강화해달라"라고 촉구했는데요.
재판부는 "피고인 A씨의 사기 범행에서 비롯된 이번 사건으로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습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2000년에도 사기죄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A씨의 범행 수법 등을 보면 엄중한 처벌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도살장 업주 B씨와 A씨의 친구 C씨에 대해서는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같은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습니다"라고 양형 이유를 덧붙였습니다.
청와대 청원글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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