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없이 수십마리 불법 안락사…안락사 앞두고 개농장에 보낸 유기동물 보호센터

애니멀플래닛팀
2020.08.28 11:44:58

애니멀플래닛(왼) instagram_@beaglerescuenetwork, (오) KBS 1TV '뉴스광장'


[애니멀뉴스팀 Pick - 한걸음 더 들어가기] 전국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유기동물 보호센터를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전남 보성군 유기동물 보호센터에서는 마취없이 유기견 수십마리를 불법으로 안락사한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고 전북 정읍 유기견 보호센터는 안락사 앞둔 유기견을 개농장에 팔아넘겨 논란의 중심에 선 것입니다.


또 지난해에는 제주도 직영 동물센터에서 자연사하거나 안락사 당한 유기견 사체가 동물사료로 사용돼 논란이 일기도 했었는데요. 도대체 왜 이런 논란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걸까요.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따르면 지난 10일 보성군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불법 안락사와 부실한 보호소 운영에 대한 문제를 적발됐습니다.


특히 죽은 유기견 사체를 담아놓은 포대자루에서 생후 3개월된 새끼 강아지가 살아있는 채로 발견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애니멀플래닛MBC '뉴스데스크'


당시 센터에서는 유기견 90마리가 안락사 될 뻔했었지만 동물단체의 항의로 21마리만 안락사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안락사는 동물보호법에 명시된 절차를 위반한 상태로 진행됐죠.


논란이 일자 보성군은 위탁 운영되던 보성군 유기동물 보호센터를 임시 직영체제로 전환하고 담당자와 담당 계장을 인사 조처, 전문직 공무원으로 재배치하는 내용이 담긴 운영 개선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물권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고,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 있는 인식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전북 정읍 유기견 보호센터에서는 유기견을 안락사 시킨 것처럼 꾸민 뒤 개사육 농장에 넘긴 사실이 적발돼 큰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유기견이 보내졌다는 개사육 농장으로 지목된 농장 마당에는 실제 유기견으로 보이는 개 사체가 버려져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냉동창고 안에는 도축해놓은 개고기가 쌓여 있었다고 하는데요.


애니멀플래닛KBS 1TV '뉴스광장'


보통 유기견들은 10여일 가량 입양 공고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입양 공고 기간 동안 보호소에서 머무르고 있다가 주인 혹은 가족들이 나타나지 않으면 입양 보내지거나 안락사가 되는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정읍 유기견 보호센터에서는 멀쩡한 유기견들을 입양이나 자연사, 안락사된 것처럼 처리한 뒤 개농장에 팔았다고 합니다. 유기견을 보살피기는커녕 도살장으로 보내 돈벌이에 이용해온 것으로 드러난 것이죠.


논란이 일자 동물자유연대와 정읍 반려동물단체 등은 유기견을 사육 농장에 넘긴 정읍 유기견 보호소 대표와 관리자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제주도 직영 동물보호센터에서 자연사하거나 안락사 당한 유기견 사체를 동물 사료로 사용됐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었습니다.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제주도가 직영 동물보호센터에서 죽은 유기견 사체들이 동물사료 원료로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관리 미흡에 대해 공식 사과하기도 했는데요.


애니멀플래닛자료 사진 / pixabay


이처럼 지자체가 맡고 있는 유기동물 보호센터를 둘러싼 논란은 잊혀질만 하면 또 터지는 아이러니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보호센터에서 비극적인 일만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에서 보호와 훈련을 통해 새 가족을 찾은 유기견 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기도 합니다.


지자체가 맡고 있는 유기동물 보호센터에 대한 잡음이 일고있는 것은 아직 우리나라가 반려동물 문화에 대한, 유기동물에 대한 정책이나 인식이 자리잡히지 않아 벌어진 일은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보게 하는데요.


보다 전문적인 인력 배치와 담당 부서 지정, 보다 현실적인 정책과 시스템 도입이 절실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반려인구 1000만 시대, 이제는 인식이 바뀌어야 할 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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