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천안의 한 도살장에서 구조된 개가 있습니다. 이름은 설악이. 낯선 사람에게 저항할 힘조차 없던 설악이는 무려 5번이나 수술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안락사를 해야 고민할 정도로 상처가 깊었고 마음의 문은 꽁꽁 닫혀있었는데요. 그렇게 마음의 문을 열기까지 걸린 시간은 2개월 남짓.
건강을 되찾은 설악이는 현재 다른 개들이 아직도 마주하고 있는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자 길을 나섰습니다.
동물해방물결과 해외동물단체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CA), 위액트 등 3개 동물단체는 지난 22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를 도살하는 것을 금지해달라고 청와대에 공개편지를 제출했는데요.
이들 동물단체들은 "한국은 개를 식용으로 하는 산업이 있는 유일한 나라"라며 "개를 식용으로 가능한 '가축' 분류에서 빼고 식용 목적의 개 도살과 거래를 금지해야 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기자회견에는 2019년 도살장에서 구출된 개 설악이가 함께 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가 청와대에 보낸 공개편지에는 일종의 서명 같은 설악이의 발도장이 찍혔는데요.
설악이와 사지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그러니깐 공개서한에는 미국의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 킴 베이싱어, 알렉 볼드윈과 영국의 동물행동학자 제인 구달, 호주 철학자 피터 싱어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국내에서는 배우 진서연과 김효진, 이엘, 가수 요조,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 표창원 전 의원 등 저명인사가 동참했는데요.
앞서 정부는 지난 2018년 개를 식용으로 쓰는데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 서명을 돌파했을 때 "개를 '가축' 분류에서 빼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정부가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동물보호단체들은 지적했는데요.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설악이를 만나 △개를 '가축'에서 삭제하도록 검토하겠다던 2018년 청와대의 선언을 이행하고 △식용 목적 개 도살 및 거래를 금지할 것을 정중히 요청했습니다.
한편 동물해방물결은 청와대에 제출한 공개편지를 바탕으로 해외 청원사이트를 통해 국제적인 서명 운동도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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